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기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을)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추진했던 2023년 층간소음 사업 결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층간 소음 관련 예산집행률이 1%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기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시을)
윤석열 정부는 2022년 8월 층간소음 개선 대책을 대대적으로 발표하며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매트 설치를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2023년 1년간 해당 사업을 분석한 결과 집행률은 전체 예산의 0%에 가까울 정도로 저조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전체 주택 가운데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78.7%(2022년 기준, 주택업무편람)에 달할 정도로 공동주택 비율이 높고, 층간소음 문제는 이웃 간 가장 큰 갈등의 요인으로 손꼽힐 만큼 중대한 문제임에도 정부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토부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진행하는 주요 사업은 층간소음 성능보강 사업과 층간소음 개선 리모델링 사업 등 총 2 가지다.
각각 150억 원, 40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나 층간소음 성능보강 사업은 0.7%만 집행됐고, 층간소음 개선 리모델링 사업은 100% 전액 아예 집행조차 되지 않았다.
층간소음 성능보강 사업은 층간소음 방지용 소음매트 설치 비용을 저리로 융자하는 사업으로 최대 300만 원까지 무이자나 저금리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층간소음 개선리모델링 사업은 주택을 리모델링 시 층간소음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1~2등급의 고성능 바닥구조를 사용하는 경우 호당 최대 500만 원까지 사업비를 융자하는 사업으로 금리는 연 4.0%이며, 3년 후 만기에 일시 상환한다.
층간소음 성능 보강 사업의 경우 2023년 예산 편성 당시 5,000세대에 매트 설치 비용을 융자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지원은 43건에 그쳤고, 40억의 예산을 받은 층간소음 개선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지원 실적이 아예 0건으로 사실상 2가지 사업 모두 층간소음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임이 드러난 셈이다.
소음저감매트 실효성도 따져 볼 문제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실제 층간 소음의 주 원인은 아이들의 뛰는 소리, 발걸음 소리 등 중량 소음인데, 시중에 판매되는 소음저감매트가 이러한 중량 소음을 저감하는 데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시중에 판매 중인 주요 고급형 소음저감매트를 대상으로 소음차단 성능을 시험해 본 결과 10개 소음저감매트 중 중량충격음을 차단하는 성능이 있는 것은 단 한 제품에 불과하였으며, 대부분의 소음저감매트는 가전 제품 소음 등으로 대표되는 경량충격음의 차단 성능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에 대한 우려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23년 예산안 예비심사 단계에서 ‘두 사업은 신규 사업이므로 시범사업 기간을 거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예산을 감액했는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각각 150억, 40억으로 다시 증액되었다.
국토부가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한 결과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토부가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고, 준비가 덜 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의욕만 앞선 것은 아닌지 비판이 제기된다.
사업의 효과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국토부는 2024 예산(성능보강 사업 54억, 개선리모델링 사업 24억)에 2가지 사업에 대한 예산을 포함 시켰고 각각 27억, 12억에 예산을 확보했다. 층간 소음을 저감하는데 실효성이 없는 대책을 무리하게 계속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김기표 의원은 “예산 집행률이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께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라는 뜻”이라며 “공동주택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층간소음 문제는 탁상행정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께 보다 실효성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