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국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맞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기능을 전면 재 설계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경기 부천시을)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수사·기소 분리 시대, 공수처 기능 전면 개편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김기표 의원을 비롯해 김남희·김동아·김한규·박균택 의원이 공동주최했으며, 학계·공수처·국회입법조사처·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기표 의원은 “인력과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중수청이 대규모 부패범죄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는데, 수사 대상이 상당 부분 겹치는 공수처까지 중수청만큼 키우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수청과 공소청, 법원이 각각 본래 기능을 수행하되, 그 기관에서 수사·기소·재판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상시적으로 감찰하고 수사·통제하는 역할을 공수처가 맡는 체제가 가장 효율적”이라며 “지금 시급한 것은 수사 대상자를 줄이고, 그 대상자에 대해서는 범죄 유형에 구애받지 않고 충분히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주최자인 김동아 의원도 이날 토론회에 함께했다.
김 의원은 “검찰개혁에 따라 수사권 조정과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이루어지는 만큼 이들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 공수처 역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 발맞춰 개혁되고 필요한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남희 의원도 서면축사를 통해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수사와 기소의 구조가 달라지는 만큼, 공수처의 기능과 역할도 새로운 체계에 맞게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공수처에는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과 방식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이근우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김기표 의원이 제안한 공수처 기능 재편 방향에 공감하며, 현행 공수처에 대해 “기본적으로 설계가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공수처가 인력과 조직 규모가 부족해서 일을 못 하고 있다는 것도 맞지만, 지금 다시 더 많은 비용과 인력을 늘려 공수처를 살리자고 하면 과연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공수처에 지금 적합한 역할을 맡기고 그 역할을 위해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겠지만, 무작정 늘리는 것만으로는 설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공수처 개편의 방향과 속도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공수처를 판·검사와 수사기관 종사자의 비위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재편하는 방향에 공감하며, “법조나 수사기관 전담으로 공수처를 재조정하는 방향”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광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인적 대상 축소, 물적 대상 확대는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동시에 공수처의 존재 이유 자체를 모호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상훈 연세대 교수는 “공수처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해서 제도적으로 그 권한을 박탈하자는 결론이 논리 필연적으로 도출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고,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공수처는 사실 효율성을 가지고 기관을 만든 게 아니다”라며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공수처 수사기획관 역시 “지금 공수처에 필요한 것은 그 임무를 축소시키는 일이 아니라 부여받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일”이라며 기존 고위공직자 수사 기능 축소에 반대했다.
한편 김기표 의원실이 공수처 사건 처리 현황(2023.1.~2026.8.)을 분석한 결과, 입건됐으나 처리되지 않은 미제사건 525건 가운데 77.9%인 409건이 법정 처리기한 90일을 넘겼으며, 평균 미처리 기간은 329일이었다.
같은 기간 공소제기 요구는 4건, 구공판은 6건에 그친 반면 타 기관 이첩 사건은 611건에 달했다.
김기표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찬성하는 분들만 모시기보다 반대하는 분들도 기탄없이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난상토론을 해보자’는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늘 토론회가 기폭제가 돼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더 수렴하고 공수처 개편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